저림 증상은 단순히 ‘혈액순환이 안 돼서 그래요’ 정도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신경이 압박받거나 혈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근육과 관절 주변의 긴장·정렬·움직임 패턴이 동시에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저림은 대개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졌을 때 나타나는데, 목이나 허리에서 시작해 팔·다리로 뻗어가는 신경이 근육 긴장, 관절 틀어짐, 디스크 높이 감소 등으로 살짝 눌려도 감각이 흐릿해지거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이 쉽게 생긴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한 자세로 고정되어 있을 때는 혈액 공급이 제한되고 신경 주행 공간이 더욱 좁아져 저림이 반복되는데, 이는 단순 피로가 아니라 ‘움직임이 부족해 신경과 혈류가 갇혀 있다’는 신호다. 목 주변에서는 거북목·승모근 과긴장이 주요 원인이고, 팔저림은 흉곽출구증후군처럼 쇄골 아래 공간이 좁아져 신경·혈관이 눌릴 때 흔하며, 허리·엉덩이 주변의 좌골신경 라인도 둔근, 중둔근, 햄스트링의 불균형으로 쉽게 영향을 받아 다리 전체로 이어지는 저림을 만들 수 있다. 때로는 단순한 근육 뭉침도 저림을 유발하는데, 근막이나 근육의 트리거 포인트가 특정 신경 통로를 자극하면서 확산되는 감각을 만들어 마치 신경이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저림이 특정 자세에서 심해지거나, 자세를 바꾸면 완화되는 패턴이라면 대부분 긴장과 압박에 의한 기능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꾸준한 교정, 움직임 개선으로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저림이 지속적으로 오래 가거나, 근력 저하·감각 둔화·한쪽만 심한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신경 자체의 염증이나 디스크 문제일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할 때도 있다. 결국 저림은 ‘어디가 흔들리고, 어디가 과하게 긴장하고, 어디가 제대로 지지되지 않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에 단순히 마사지나 스트레칭만으로는 일시적 완화에 그칠 수 있고, 신경이 편안하게 흐를 수 있는 공간을 다시 만들어주는 정렬, 근육 밸런스, 움직임 패턴 재교육이 가장 중요한 접근이다. 저림 증상을 완화하는 운동은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넓혀주고 근육의 과긴장을 풀어 혈류와 신경 흐름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둬야 하며, 강하게 하기보다 천천히 공간을 만들어주는 느낌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신경글라이딩(nerve gliding) 이 가장 기본인데, 팔저림이 있을 땐 옆으로 팔을 들어 손목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반대쪽으로 기울였다가 천천히 돌아오는 동작을 반복해 상완신경총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다리저림에는 누워서 한쪽 다리를 들어 무릎을 편 채 발목을 천천히 당겼다 풀어주며 좌골신경이 미끄러지듯 움직이게 해주면 신경 통로가 한결 편안해진다. 목·어깨 주변이 원인일 땐 흉곽확장 스트레칭이 효과적인데, 등 뒤에 손을 깍지 끼고 가슴을 부드럽게 열어 쇄골 아래 공간을 넓혀주면 팔저림을 만들던 압박이 줄어든다. 또 상완신경총 열기 스트레칭으로 벽에 손을 대고 몸을 반대쪽으로 돌리면 팔·손 저림이 서서히 완화된다. 허리·엉덩이 라인이 문제일 때는 피리폼 스트레칭이 기본이며, 누워서 한쪽 발목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리고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기는 동작은 좌골신경 주변의 긴장을 크게 줄여 다리로 내려가는 저림을 완화한다. 여기에 햄스트링 긴장 완화 스트레칭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실시하면 뒤쪽 신경 라인이 더 편안해진다. 또한 골반 중립을 회복하는 코어 호흡도 필수인데, 누워 무릎 세운 상태에서 갈비 아래와 아랫배가 둥글게 확장되는 호흡을 반복하면 허리 주변 긴장이 풀리고 신경 압박이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체중을 실어 지지하는 근육을 깨우기 위한 힙힌지·가벼운 브릿지 같은 기능적 움직임을 더해주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저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늘리고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신경이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도록, 그리고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조이지 않도록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